정치&시사 4

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대중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난 12월 27일 한 명의 배우가 너무나 안타깝게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지난 10월 19일 한 일간지의 “배우 L씨의 마약과 관련한 정보를 토대로 내사 중이다”라는 인천시경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최초 보도 이후 10월 23일 그가 정식 입건된 때로부터 2개월여의 기간 동안, 그는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언론과 미디어에 노출되었다. 간이 시약 검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정을 위한 시약 채취부터 음성 판정까지의 전과정이, 3차례에 걸친 경찰 소환조사에 출석하는 모습이 모두 언론을 통해 생중계되었으며 사건 관련성과 증거능력 유무조차 판단이 어려운 녹음파일이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결국 그는 19시간..

정치&시사 2024.01.12

행복하지 않다면 출산율은 오를 수 없다

나는 연애를 하고 있지만, 결혼 적령기는 이미 한참 전에 지나버렸다. 즉 출산율 문제를 이야기하기에 적절한 사람이라는 의미다. "왜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가"를 이야기하려면 그냥 내 이야기만 풀어도 충분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을 보편적 화두로 끌어올리기 위해 나는 하나의 텍스트를 가져오려고 한다. 그것은 마이클 무어의 영화 '다음 침공은 어디?'다. 2015년에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을 때도 "출산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안지가 되겠군"이라고 생각했다. 2015년에는 앞으로 8년 뒤에 출산율 대재앙이 찾아올 거라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8년 뒤의 세상이 이렇게 퇴화할 줄도 몰랐다. '다음 침공은 어디?'가 제시하는 유토피아는 개봉 후 8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에 더 절실하게 다가온..

정치&시사 2023.03.23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알게 모르게 내는 여러 세금들에 대해서 "이걸 왜 내나"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우선 '세금'의 정의는 '국가 또는 지방 공공 단체가 필요한 경비로 사용하기 위하여 국민이나 주민으로부터 강제로 거두어들이는 금전'이다. 공공서비스를 구축하고 공무원들을 유지하게 하는 비용으로 세금은 그 역할을 한다. 즉 국민이 세금을 냈다면 정부와 지자체에게 그에 걸맞는 공공서비스를 기대하게 된다. 예를 들어 고장난 가로등을 고쳐주고 구멍난 도로를 메워주고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이 경계근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추는 일이다. 그리고 당연히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도 기대하게 된다. ...아니, 그걸 제일 기대할 것이다. 이 당연한 이야기는 더 길게 적을 필요도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을 지불한 것에 대..

정치&시사 2022.11.03

청년들에게 '놀 권리'를 보장하라

주말에 신촌에서 가볍게 놀았다. 집에 들어와 자려고 누웠는데 안전 안내 문자가 계속 왔다. '이태원 해밀턴호텔 인근 긴급사고로 현재 교통 통제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불과 하루 전 충북 괴산에서 지진이 일어났다고 살벌하게 울어대던 재난문자에 비하면 차분하게 도착한 문자였다. 그저 교통사고라도 났나보다 생각했다. 그러다 몇 통의 문자가 더 도착한 걸 보고, 뭔가 심상치 않아서 포털사이트 뉴스를 살폈다. 압사사고가 났다는 소식이었다.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심정지 환자가 속출했다는 헤드라인이 뉴스를 도배했다. "어떻게 하면 길 한복판에서 압사사고가 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태원에서 노는 편이 아니라서 그 지역 지리를 잘 몰랐다. 가더라도 해밀턴호텔 길 건너에 주로 있었다. 이태원이 골목이 많..

정치&시사 2022.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