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기획 12

불닭국밥의 '2022 사사로운 영화리스트'

'어나더 라운드' - 술과 춤이 어우러진 굿판이 벌어진다. 마치 한많은 세상 취해서 춤이나 추자며 놀아대는 이 아저씨는 의외로 북유럽 사람이다. 한국인의 정서인 것처럼 느껴졌던 한(恨)과 흥(興)이 저 바다 건너 먼 나라의 사람에게서도 느껴진다.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인가. 술 때문에 꼬여버린 아저씨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이 영화는 술 자체, 혹은 술을 마시려는 의지에 대해 원망하지 않는다. 술을 마실 수밖에 없었고 술에서 흥을 찾는 그 정서를 바라보고 위로한다. 술이 무슨 잘못인가. 술을 마시고 주체하지 못한 감정이 잘못이고 그 감정을 이끌어 낸 주변을 원망하다보면 결국 원인은 본인에게로 돌아온다. '어나더 라운드'는 술 땡기게 하는 영화다. 그러나 술 마시고 사고는 치지 말자. 한 많은 흥을 ..

콘텐츠/기획 2022.11.22

LIFE, 의지대로 사는 삶의 축복

※ 이 글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람한 '플랜75', '인체해부도', '눈썹', '바르도, 약간의 진실을 섞은 연대기' 외에 '아워바디'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중심으로 작성했습니다. 언급한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됐을 수 있습니다. 인간의 삶은 다른 사람과 유기적 관계에서 비롯된다. 사랑하다 다투고, 미워하고 원망하다 후회하고 화합한다.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유기적으로 변하는 관계 속에서 개인의 온전한 삶은 완성된다. 레니 에이브러햄슨의 '프랭크'나 정윤석의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눈썹'을 보면서 '관계'라는 게 때로는 고통이 될 수 있고, 그 고통의 근원인 언어로부터 해방을 꿈꾼 적도 있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쓰고 만든 사람 역시 관계가 있었기에 영화라는 공동..

콘텐츠/기획 2022.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