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고: 이 글에는 결정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돼있습니다. 영화가 2014년 4월 16일을 기억하는 방법은 제각각이었다. 누군가는 그날의 진실을 파헤치고, 누군가는 남겨진 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또 다른 누군가는 아이들의 마지막 순간을 담았다. 그리고 8년이 지난 지금, 누군가는 희뿌연 꿈을 꾼다. 조현철 감독의 장편 데뷔작 '너와 나'는 희뿌연 운동장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이 영화가, 소위 말하는 '뽀샤시 효과'를 집어넣어 촬영했다는 것은 스틸컷을 보면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영화의 첫 장면은 그 뽀샤시의 한계를 넘어서 '현상 중 사고'라고 생각될 정도로 빛이 과하게 들어와있었다. 나중에 카메라가 줌아웃되면서 운동장은 유리창 밖 풍경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리고 영화의 무대가 되는 교실, 새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