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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2023년에 잘 될 거 같은 배우

불닭국밥 2022. 11. 22. 19:27

강해림

올해의 말미를 화려하게 장식한 신인이다. 넷플릭스 '썸바디'에서 과감한 연기를 보여준 이 배우는 사실 처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작품의 무드 자체가 워낙 독특했고 '김섬'이라는 캐릭터도 독특했다. 독특한 캐릭터를 낯선 배우가 연기하니 작품 자체가 새로운 세계와 같았다. 그러다 몇 번 검색해보고...'연애의 참견'에서 재연배우로 활동했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놀랬다. 다름이 아니라 '너무 예뻤기' 때문이다. 이 미모를 '썸바디'에서 그렇게 너프시켜서 작품에 녹아들게 한 정지우 감독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작품을 위해 미모를 감추고 김섬의 독특한 딕션을 소화한 강해림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김수연

'썸바디'에서 김섬과 영기은의 관계는 '다크 유니버스 속 우영우와 동그라미'를 연상시킨다. 영기은을 연기한 김수연은 '우영우' 속 주현영과 같은 롤이다. 인기맛을 진하게 볼 필요가 있다. 또 그러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이 드라마가 내내 낯설게만 느껴진 이유는 김수연의 연기도 크게 한몫한다. '썸바디'로 배우 커리어를 시작한 이 배우가 앞으로 어떤 필모그라피를 쌓을지 벌써 기대된다. 

 

김시은

같은 이름을 가진 배우만 3명이 있다. 검색창에 이름을 쳐서 찾아가기 힘든 악조건이다(심지어 다른 김시은과는 1살 차이가 난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과 '십시일반' 등 몇 개의 드라마에 출연했으며 최근 '멘탈코치 제갈길'에서도 조연을 맡은 이 배우는 현재 영화 2편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다음 소희'와 '너와 나' 모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됐으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너와 나'를 본 입장에서, 이 배우는 박혜수와 함께 대단히 안정된 연기를 펼친다. 영화를 시작하면서 주연을 맡은 두 작품이 꽤 거친 편이다. 검색창에 '김시은' 선점하기 경쟁이 생긴다면 1999년생 김시은은 꽤 무시하기 어려운 경지에 있다. 

 

김보민

한국영화계에서는 유난히 '박복한 역할'을 맡는 배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서영희 배우가 있고 최근 이유미 배우가 그 뒤를 이어받았다('박화영',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아직 젊은 이유미 배우가 '박복한 역할'의 본좌를 맡기도 전에 '박복한 역할의 다크호스' 김시아 배우가 등장했다. 2008년생으로 아직 어리지만, 이미 '미쓰백'을 시작으로 '우리집', '백두산', '클로젯', '고요의 바다', '킹덤: 아신전'에서 불행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리고 이 배우 역시 박복계의 본좌에 등극하기 전에 다크호스가 '또' 등장했다. 이 배우는 김시아양의 동생 김보민 배우다. 언니와 함께 '미쓰백', '고요의 바다'에 출연한 김보민은 최근 '카터', '뒤틀린 집', '비상선언', '생일' 등에 출연하며 언니 못지 않게 불행한 역할을 맡고 있다. 가정에서야 당연히 사랑받는 아이겠지만, 바램이 있다면 부잣집에서 과보호 받고 자란 외동딸 연기하는 거 봤으면 좋겠다. 

 

박보경

이미 공연계에서 경력이 화려하신 분이다. 그러나 배우 진선규와 결혼하고 육아와 내조에 전념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경단녀(경력단절여성)인 셈이다. 2019년부터 자잘한 역할에 출연하던 이 배우는 올해 드라마 '작은 아씨들'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경단녀의 재사회화와 안정적인 성공은 우리 사회에 큰 귀감이 된다. 무엇보다 모든 산업계가 경단녀에게 좀 더 열려있을 필요가 있다. 어딘가에서 이런 재능있는 여성이 육아에 치이며 살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임재혁

좋은 배우들이 많이 나온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임재혁은 독보적이다. 작품에서는 '힘캐'를 연기했지만, 실제로는 '끼쟁이'인 이 배우는 뭐가 돼도 될 수 있는 배우다. 큰 체구를 발판삼아 갱스터 역할에 어울리는 배우가 될 수도 있고 넘치는 끼를 바탕으로 코미디 배우가 될 수도 있다. 이는 다시 말하면 '뭘 해도 될 배우'라는 의미다. 어쩌면 임재혁에게 '지금 우리 학교는'은 미약한 시작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서준

'한예종 연기과 전설의 10학번' 중 아직도 발굴되지 않은 인재가 남아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이미 박소담, 김고은, 이유영, 이상이, 김성철, 안은진 등이 발굴된 가운데 이서준도 뒤늦게 등장했다. '한산: 용의 출현'에서 이 배우는 짧지만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일본 군영에서는 와키자카(변요한) 다음으로 인상적인 캐릭터다. 이미 강소기업(사람엔터테인먼트)에 입사했으니 야무지게 지원받아서 스타가 되는 일만 남았다. 일단 잘생기기도 했으니 스타가 되는 길에 장애물은 적을 거라고 예상된다.

 

최희진

'스타의 등용문'이라는 '대학내일' 화보를 찍었다. 예쁘다는 뜻이다. 최희진의 출연작을 몇 개 보진 못했지만, 작년 부천영화제에서 본 '거래완료'(올해 개봉)에서는 '잘 배운 연기'(정확한 발음, 안정된 발성)의 표본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최애'이자 '최고존엄'이신 박소담을 '검은 사제들' 외의 작품에서 봤을 때 첫인상이 "발음 정확하고 발성 안정됐다"였다. 최희진의 소속사인 킹콩 by 스타쉽이 배우들을 과하게 챙기는 경향이 있지만, 본인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대배우가 될 수 있다. 이미 그렇게 될 수 있는 재능이 보인다. 

 

천영민

연기를 본 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여러 작품에서 본 적이 있는 배우다. '미드나이트'나 '선암여고 탐정단'은 접어두고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에 출연했다는 건 범상치 않은 재능이 있다는 걸 증명한다. 그 후로도 여러 드라마를 거치며 꾸준히 연기활동을 했으니 나름 '거물급 배우'인 셈이다. 그럼에도 이 리스트에 언급한 것은 이제부터 스타가 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아역부터 쌓은 탄탄한 커리어에 비하면 '너와 나의 경찰수업'에서 주인공의 룸메이트나 '미드나이트'에서 이름도 없는 배역으로 출연한 것은 아깝다. 주인공을 할만한 바탕이 있는 배우다.

 

최현욱

무려 야구선수 출신의 배우다. 아직 운동부의 때를 벗지 못했는지 '라켓소년단'이나 '약한영웅 class1'에서 운동 잘하는 역할을 맡았다. '약한영웅'에서는 성실하게 액션을 소화하고 정확하게 대사를 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영화계에 꽤 믿을만한 액션배우의 등장을 예고한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