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의 '응답하라'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디지털의 시대에 20세기를 추억했기 때문이다. 20세기를 살아본 입장에서 내가 기억하는 20세기는 썩 낭만이 있었다. 홍콩할매 같은 시덥잖은 괴담이나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휴거 같은 것들을 믿었다. 2000년이 다가오기 전에는 'Y2K' 괴담이 등장했고 기업들이 나서서 이를 걱정할 정도였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를 거꾸로 들으면 악마를 숭배하는 메시지가 나온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도 믿었다(이 이야기는 MBC '뉴스데스크'에도 나왔다). 지나고 나니 20세기의 사람들은 꽤 순박했던 모양이다. 순박함이 낭만을 대변하진 않는다. 그러나 순박함은 조금의 불편함에서 온다. 정보를 습득하는데 조금은 불편했기에 사람들은 상상으로 정보의 부재를 채웠고 그것은 괴..